설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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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22-10-02 13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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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울 속에 비치는 남자의 안색은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차분해 보였다. 등장 인물과 배경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. 그것도 처녀는 곧 알아차리고 고쳐 주고 있었다. 보고 있는 시마무라가 신경이 쓰일 정도로 몇 번이나 똑같은 짓을 두 사람은 무심히 되풀이하고 있따 또, 남자의 발을 덮은 외투 자락이 이따금 벌어져서 아래로 처진다. 그래서 시마무라는 슬픈 것을 보고 있는 듯한 괴로움은 없고, 꿈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장면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. 묘한 거울 속의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으리라.
거울 밑바닥에는 저녁 풍경이 흐르고 있어서, 말하자면 비치는 것과 비춰 주는 거울이 영화의 이중 영상처럼 움직이는 것이었다. 이런 동작이 참으로 자연스러웠다.
먼 산 위의 하늘에 아직 저녁놀의 여운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서,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먼 곳까지 물건의 형체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. 약한 체력은 약한 대로 어떤 ...
레포트/기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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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. 남자가 눈을 끔벅거릴까 말까 하는 동안에 처녀는 상냥한 손놀림으로 그것을 바로잡아 주고 있었다. 이렇게 해서 거리라는 것을 잊으면서, 두 사람은 끝없이 먼 길을 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느껴질 정도였다. 약한 체력은 약한 대로 어떤 감미로운 조화 같은 것을 이루고 있었다. 목도리를 베개로 깔고는 그 한쪽 자락을 코 밑까지 끌어올려 입을 꼭 덮고, 그리고 또 위로 드러난 뺨마저 싸고 있어 일종의 복면을 한 것 같은 모습인데, 느슨해졌다가는 코에 덮여지곤 한다. 약한 체력은 약한 대로 어떤 ... , 설국기타레포트 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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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울 속에 비치는 남자의 안색은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차분해 보였다. 그러나 빛깔은 이미 지워져 버려서, 아무리 가도 평범한 들과 산의 모습이 한결 평범하게 보일 뿐, 아무것도 특별히 주의를 끌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, 도리어 뭔가 멍한 것 같은 커다란 감定義(정의)…(省略)
거울 속에 비치는 남자의 안색은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차분해 보였다. 더구나 인물은 투명한 덧없음으로, 풍경은 저녁 어둠의 몽롱한 흐름으로, 그 두 가지가 묘하게 융합되어 이 세상이 아닌 상징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. 특히 처녀의 얼굴 한가운데에 들이나 산에 켜진 등불이 비쳤을 때는, 시마무라는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렸을 정도였다.